2012년 8월 17일 금요일

독립운동가 후손에 대한 처우문제

독립운동가 후손들 가운데 어렵게 사는 분들이 많다죠. 그 때문에 이런 저런 말이 많습니다.
저도 몇마디 보태볼까 합니다. 

저희 할아버지께서는 일제 때 학생운동을 하셨던 분입니다[물론 증거는 남아있지 않죠.  아마 역사책에 이름이 나올 정도의 위인 몇분 빼면, 다른 분들도 사정은 저희집안과 거의 같지 않을까 싶네요]. 덕분에 할머니와 고모들, 아버지께서 고생을 하셨죠[궁금하신 분은 제가 예전에 썼던 글을 보시죠: http://keyboardwarrior7.blogspot.kr/2009/06/625.html ].

저희 집안에서 국가로부터 무슨 혜택같은 것을 받아 본 적은 없습니다.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나라에 뭔가를 요구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. 조상이 독립운동을 했다면 그건 자랑스러운 일입니다. 그러나  그 뿐이죠. 그걸 내세워서 뭔가를 받아내려 한다면, 독립운동을 하신 분의 뜻은 아닐겁니다. 직접 고생을 하셨던 고모님들이나 아버님께서는 생각이 다르시겠습니다만,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.
그래서 어렵게 사는 독립운동가 후손들이 혜택이 없다며 울분을 토하는 언론보도를 보면 그닥 좋게 보이지만은 않습니다.

말그대로 굶고 살아야 했던 고모님들이나 아버님 세대[모두 일흔을 넘기신 분들입니다]라면 그런 원망하는 것이 당연하겠습니다만, 그 아랫세대는 좀 달라야 하지 않을까요?
아버님세대까지는 낮에 공부하려면 꼴 베와라/밭매라 시키고, 밤에 공부하려면 등잔불 기름 닳는다고 혼나던 분들이었습니다. 당연히 가난은 그분들 탓이 아니죠. 부모의 독립운동 때문에 자녀가 가난한 시대 맞습니다.
그러나 저나 제 누나 세대[70년대 출생]만 해도 다릅니다. 물론 힘들고 어려운 시절을 살아오신 분들도 계시겠습니다만, 공부마저 못하는 가난이 흔한 세대는 아니었습니다. 예전에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만, 제 친구들은 서울 달동네 출신들이지 부촌출신은 아닙니다. 이 친구들마저도 공부안한다고 혼나거나/ 참고서 산다고 돈 타서 오락하다가 맞은 적은 많아도,  돈 없어서 공부 못하는 일은 거의 없었습니다. 열심히 공부하면 좋은 대학 갈 수 있었고, 좋은 대학 나오면 좋은 일자리 얻을 수 있던 세대입니다. 아니면 기술이나 장사로 성공한 사람들도 많죠. 물론 열심히 해도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도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만.

이제는 피해의식은 벗어버릴 때가 된 것 같습니다. 과거는 잊지 말고 역사는 전해져야 합니다만, 과거에 매달려 불필요한 피해의식을 키울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.